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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도시에서 찾아낸 삶의 묘수

  • 작성자 사진: 나나
    나나
  • 2019년 5월 25일
  • 2분 분량

PEOPLE

한국농어촌공사 축구동아리




퇴근하자마자 집에 들어가는 건 왠지 허전하다. 밖에서 술 한잔 하자니 친구들은 멀리 있다. 그렇다고 직장동료들과 또 저녁을 함께하는 것은 부담스럽다. 나주라는 새로운 삶터에서 '퇴근 후 시간'을 보낼 묘수가 필요했던 이들, 그 해답을 제대로 찾아낸 이들이 있다. 한국농어촌공사 축구동아리 회원들이다.



해질녘 그들이 모여든다


뉘엿뉘엿 해가 질 무렵 형형색색 운동복을 입은 농어촌공사 축구동아리 회원들이 빛가람혁신도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운동장으로 모여든다. 이어서 가벼운 워밍업과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고 있다. 축구는 격렬한 운동이기 때문에 준비 운동을 충분히 하지 않으면 부상을 크게 당할 수 있다는 축구동호회 허종균 감독의 귀띔이다.

잠시 뒤 펼쳐진 연습은 실전을 방불케 한다. 롱패스를 끊어내는가 하면 패스를 주고받으며 골문으로 돌진을 한다. 공을 뺏기 위해 몸싸움을 불사하며 구슬땀을 흘리는 모습은 국가대표 경기 못지않다. 이곳저곳에서 선수들의 거친 숨소리가 들린다. 오후 6시30분에 시작된 연습은 밤 9시가 넘어서야 끝이 난다. 퇴근 후 지칠 법도 하지만 이들의 축구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단조로운 일상의 탈출구


"지금은 상전벽해라고 할 정도로 바뀌고 있지만, 빛가람혁신도시로 이주하던 초창기만 해도 생활인프라가 거의 없어서 막막했죠. 그래서 동아리 활동이 더 활성화 된 것 같아요. 동아리 활동을 하지 않으면 가정이 있지 않는 한 할 일이 없는 거죠. 이주 초기에 축구를 얼마나 열심히 했는지 몰라요."

축구동호회 진용준 총무의 말처럼 1주일에 한 번 모이는 축구동호회야말로 무료하고 단조로운 일상의 탈출구였다. 어디 농어촌공사의 축구동호회뿐이겠는가. 정기연습을 할 때면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한국콘텐츠진흥원, 사학연금공단 등 빛가람혁신도시 공공기관의 축구동아리가 함께 연습도 하고 경기도 펼친다. 인원이 많이 모일 경우 빛가람 체육공원 내 인조잔디축구장을 이용하기도 한다.



축구를 하다보면 사람이 보인다


"운동을 하다보면 사명감이 생기더라고요. 꼭 11명이 모여 한 몸처럼 움직이고 한 명이 뒤처지면 잘 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야 하는 운동이다 보니 연습에 빠지지 않게 돼요. 축구를 그만큼 좋아하기도 하고요."

진용준 총무의 설명처럼 축구는 선수들 간의 협력이 경기의 승패를 좌우한다. 그만큼 개인보다는 조직을 생각하며 하나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다보니 축구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다른 회사에 다니는 이들을 알아가게 된다. 축구동호회 활동이 주는 또 다른 선물이다.


한국농어촌공사 축구동호회 실력은?


한국농어촌공사 축구동호회는 1975년 창단해서 올해 44년째, 현재 회원만 50여 명으로 선수층도 두터운 편이다. 오랜 역사만큼이나 실력을 갖춘 동아리로 평가받는다. 농림수산식품부장관기축구대회에서 4차례 우승한 것을 비롯해 공사가 나주로 옮긴 뒤에 치른 2015년과 2018년 빛가람페스티벌 축구대회에서도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 빛가람페스티벌 축구대회 준결승에서 전남도청팀을 만나고, 결승전에서는 광주시청과 맞붙었는데 체력이 좋으신 소방관분들이 선수로 뛰시더라고요. 힘들게 경기했던 만큼 우승 후엔 더 기뻤어요."

허종균 감독은 올해 빛가람페스티벌 축구대회 우승이 목표라며 의욕을 내비친다. 지난해 우승팀으로서, 또 혁신도시 축구동아리 팀들이 모두 참여하는 만큼 자존심이 걸린 대회라고 한다.



삶터는 바뀌었어도 삶은 계속된다


"한국농어촌공사 축구회는 우리 팀만의 로고가 새겨진 '배지'를 비롯해 고유의 색과 로고를 넣은 유니폼, 장갑 등 다른 회사 축구회가 부러워할만한 굿즈가 다양합니다. 판매도 하고 있고요. 운동하는 즐거움을 키워 주는 아이템이 많은 것도 자랑거리입니다."

농어촌공사도 직원들이 나주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동호회 활동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고 진용준 총무가 덧붙인다.

"빛가람혁신도시 공공기관협의회가 주최하는 빛가람페스티벌 대회가 있습니다. 회사와 노조에서 모두 물품과 지원금을 내놓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혁신도시 특성상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활발하게 교류하고 공감을 하며 화합을 도모하는 것이죠."

정보현 한국농어촌공사 홍보팀 대리의 이야기다.

축구동호회 뿐이 아니다. 청년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남도탐방여행'을 비롯해 목공예, 합창 등 다양한 직장인 동호회 활동이 그 어느 지역보다 활발하다. 삶터는 바뀌었어도 삶은 계속되는 것이므로.






글 김진희 / 사진 최성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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