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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론 출하하던 날

  • 작성자 사진: 나나
    나나
  • 2019년 5월 25일
  • 2분 분량

세지면 칠순농부 조순례씨



세지 멜론은 공중 재배를 한다. 멜론이 아열대 작목이라 햇볕을 잘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또 멜론 표면의 네트(그물)가 조밀해야 달고 맛있는데, 땅에서 키우면 네트 만들기가 어렵다.


50년 농사전문가 조순례씨의 내공


4월 10일 오전 8시 나주 세지면 내정리 멜론 하우스, 칠순 농부 조순례씨 (72) 의 멜론 따는 손길이 분주하다.

“여섯 시 반이믄 나오지 하우스가 5동이라 손이 많이 가. 멜론 정식도 해야 하고, 넝쿨 잘 올라오고 멜론이 땅에 안 닿게 줄도 매달아야 하고, 멜론도 따야하고… 그래도 둘째아들 내외랑 막둥이 아들이 옆에 있으니 든든하제.”

칠순이 넘었다는 말이 믿기지 않을 만큼 빠른 동작,50년이 넘도록 농사일에 매진해온 농사전문가의 내공일 터.

세지 멜론은 지난 1996년부터 전국 최초로 공동선별, 공동출하, 공동정산 시스템을 구축해 고품질 멜론을 생산·판매하고 있다. 또 연중 생산에도 성공했다.

세지농협이 작목반 6개를 세지멜론연합회로 묶어 공동생산을 해내는데, 세지 멜론 작목반 중 가장 규모가 큰 대산작목반의 총무를 조 씨의 둘째 아들 김상기씨 (51) 가 맡고 있다. 상기 씨 부인 양옥희씨(53)도 이제 15년차 농부고, 막내아들 기선씨(47)는 군 제대 직후부터 농사를 지어 경력 20년이 훌쩍 넘은 베테랑 농부다.

멜론 출하 때는 모두 힘을 보탠다. 새벽녘부터 시작한 작업에 온 가족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조 씨는 땀 닦는 것도 잊은 채 멜론 자랑에 여념이 없다.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결실, 세론이멜론


“봐봐. 이것이 세지 멜론이여. 맛있는 멜론을 먹을라믄 ‘세론이멜론’만 고르믄 된다니까.”

‘세론이 멜론’은 세지멜론연합회가 2009년 구축한 자체브랜드로, 학교급식 및 대형마트 등 전국 유통망을 주름잡고 있다. 실제로 세지 멜론의 당도와 맛은 명성이 자자하다. 세지농협과 세지멜론연합회가 오래도록 공을 들인 결과다 세지 농협이 농가를 직접 방문, 멜론 당도를 측정해 13브릭스 이상의 멜론만을 출하하도록 허용하고 있다.

“세론이멜론이 없을 때는 어떤 멜론을 고르믄 되냐고? 잘 봐서 멜론 표면 그물망이 촘촘하고, 꽃이 떨어져 나간 자리(꽃자리)가 이렇게 조그만 한 것이 당도가 높으니까 그리 생긴 것을 고르믄 돼.”

조 씨의 말을 듣던 둘째아들 상기 씨가 거들었다. “세론이멜론은 믿고 드시면 됩니다. 보시면 알겠지만 농가들 하우스만 해도 폭 13m 길이 96m로 규모화가 이미 이뤄졌고 시설면적만 53.7ha에 달합니다. 이만큼 체계적인 면만 봐도 품질 관리를 얼마나 꼼꼼하게 할지는 눈에 빤히 보이는 것 아니겠습니까.”

막내아들 기선 씨도 말을 보탰다. “힘도 들어요. 겨울 재배는 연료비와 인건비 등이 많이 들어가거든요. 멜론 평균단가가 매년 낮아지고 있어 꽃길만은 아니죠.”

멜론을 출하하는 가족들에겐 멜론에 대한 자부심과 농사일에 대한 걱정이 함께 한다. 그래도 농사는 뿌린 대로 거두는 정직한 업이 아닌가.

올해도 어김없이 칠순 농부 조순례씨네 하우스에서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멜론이 나왔다. 흙에서 일평생을 살아온 어머니, 대를 이어 그 흙에서 살아가는 아들들의 땀과 수고로움이 만들어낸 달콤한 결실이다.




글 기수희 / 사진 최성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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