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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클 향한 열정, 그녀의 시선을 따라가다

  • 작성자 사진: 나나
    나나
  • 2019년 5월 25일
  • 2분 분량

PEOPLE

나주시청 사이클팀 장선희 코치



"바퀴를 바짝 대야 돼" "엉덩이 들어! 짧게 들어!" 나주사이클경기장. 선수들의 사이클이 경기장을 돌 때마다 가뿐 숨소리와 함께 울리는 목소리가 있다. 강인하게 때로는 부드럽게 선수들을 향해 내지르는 목소리. 경기장을 휘감을 만큼 울림이 큰 목소리의 주인공은 장선희 나주시청 사이클팀 코치다.

국가대표팀 코치 출신, 김참미 나아름 등 국가대표 키워내


올해로 19년차. 지난해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에는 국가대표팀 코치로 참가해 한국 여자 대표팀이 종목 1위를 차지하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이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해 대한민국 여성체육대상 지도상을 수상했다. 김참미, 나아름, 노효성, 최혜경, 박하정, 김수현, 유진아 등 국가대표 선수를 여럿 배출해냈다. 나주 사이클팀의 좋은 성적 뒤에 바로 이 사람, 장선희 코치가 있었다는 것을 아는 사람들은 다 안다.


오직 사이클로만 채워진 삶, 그래야만 안도한다


그의 삶은 온통 사이클에 관한 것들뿐이었다. 가족과 여행을 떠나는 것은커녕 변변한 가족사진 한 장 없는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개인적인 삶을 포기하고 오직 사이클 만 보고 달려왔기 때문에 사이클에 있어서만큼은 마무리를 잘하고 싶다는 생각도 깊어졌다.

장 코치의 하루 일과 역시 오직 사이클을 위해 맞춰져 있다. 새벽 6시에 일어나 선수들의 아침식사를 도와주는 것은 물론 경기장에서 훈련을 마친 뒤 저녁끼니까지 챙기는 것을 끝으로 하루 일과가 끝난다. 때로는 대회시간이나 시즌에 맞춰 전지훈련을 떠나는 경우도 있다. 경기장 파악을 위해 찾아다니고 구레나 곡성으로 도로훈련을 떠나기도 한다. 장 코치는 일을 끝마치고 집으로 향하는 시간이 가장 행복하다고 한다. 일을 무사히 끝냈다는 안도감과 함께 그제야 비로소 자신 만의 시간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전남미용고를 졸업했는데 어떻게 사이클을?


사실 그림을 좋아해서 예고를 진학하려 했지만 여의치 않아 전남미용고(옛 영등포여상)에 입학을 했어요. 1학년 때 체육선생님 권유로 사이클을 시작했죠. 그때는 사이클에 대해 잘 몰랐어요. 원래 욕심이 많고 어른들한테 칭찬받으려고 노력을 많이 하는 스타일이라 감독님께 칭찬받으려고 열심히 하다보니 사이클의 매력을 느낀 거죠. 남들보다 늦게 시작한데다 체격이 작아서 두 배 노력을 했죠. 혼자 야간훈련도 하고 심지어 화장실 안에서 체력훈련도 하고 노력을 하니 다른 사람보다 빨리 올라온 것 같아요.



비교적 일찍 선수생활을 접고 지도자생활을 시작했는데


사이클 도로주행 중 트럭과 부딪치면서 팔 부상을 당했습니다. 팔 신경이 끊어지는 큰 부상이었어요. 1년여 동안 재활을 하다가 은퇴하게 됐습니다. 그 후 전남도체육회 직원으로 일을 하는데 사이클에 미련이 너무 남아 도저히 접지 못하겠더라고요. 때마침 현재 감독님이 지도자 생활을 해보라고 권유하시면서 지금에 이르고 있습니다. 그래서 가장 고마운 분이 바로 양재환 감독님이에요. 미용고 시절부터 저를 봐주신 분이기도 하고, 저에게는 아버지 같은 분이세요.


국가대표팀 코치에서 나주로 온 이유는?


지난해 국가대표팀 코치로 발탁이 돼 진천선수촌으로 들어갔는데 갑작스럽게 아버지께서 폐렴으로 쓰러지시면서 많이 힘들었죠. 그동안 아버지께 많이 의존을 해왔거든요. 나주에서 진천까지 오가는 것도 힘들었구요. 사실 더 나이 먹으면 대표팀은 어렵겠다 싶어서 선택했는데, 막상 가보니 달랐어요. 지도해온 선수들과 달리 환경도 바뀌고 기술도 제각각이었죠. 많은 경험과 공부, 배움이 있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게다가 세대교체 중인 나주시청 팀에 집중해야겠다는 생각이 자꾸 들었습니다. 양재환 감독님이 홀로 고군분투하고 계신다는 것도 죄송스러웠거든요.



선수들에게 어떤 코치라고 생각하는가?


운동 잘하는 것도 좋지만 인성도 갖춰졌으면 합니다. 자기 자신이 하는 만큼 대접을 받는 게 스포츠 선수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자기 스스로를 컨트롤해가면서 선수가 되든 일반학생이 되든 어떤 분야에서 자기 색깔을 갖자고 선수들에게 이야기해요. 선수들은 저를 어려워하죠. 때로는 감독님보다 더 어려워해요. 운동할 때만큼은 열심히 해야 하는데 한 눈 팔 때는 제가 용납을 안 하거든요. 하지만 운동 이외 시간에는 간여를 하지 않아요.



지도자로서 목표가 있다면?


나이가 더 들기 전에 감독님한테 많은 것을 습득해서 저 같은 후배, 그 밑에 후배가 지금보다 더 나은 환경에서 뛸 수 있게 해주고 싶습니다. 또 제가 가르치는 선수와 함께 아시안게임, 올림픽에 같이 출전해서 금메달을 따는 꿈도 꿉니다. 선수 하나가 자라기 까지 딱 3년이란 시간이 걸립니다. 아시안게임, 올림픽 때까지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일을 다 하고 싶습니다.



글 박정미 / 사진 최성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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