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사공장의 누에, 문화로 날갯짓하다
- 나나
- 2019년 5월 25일
- 2분 분량
나주 나빌레라문화센터

나주 원도심인 금성동, 곰탕거리 가까이에 특별한 건물 하나가 눈길을 끈다. 백년 전 잠사공장이 문화의 옷을 입고 재탄생한 나주 나빌레라문화센터다. 문화도시 나주라는 이름에 걸맞은 문화 플랫폼이다.
문화도시나주라는이름에걸맞은문화플랫폼
100년 전 일본인 센가(千賀)가 비단을 생산하기 위해 설립했던 잠사(蠶絲)공장이었다. 누에고치에서 명주실을 뽑아내던 이곳에서 1,000명이 넘는 노동자들이 일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명주실은 나일론에 밀렸고, 공장은 문을 닫았다. 40년이 넘도록 폐 공장은 흉물스럽게 방치되어 있었다. 도심 한 가운데 굳은 표정으로 멈춰진 잠사공장은 시민들의 마음에 그늘을 드리웠다.
2014년 잠사공장의 누에고치는 긴 잠에서 깨어날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나주시와 동신대학교 김경주 교수가 문화체육관광부의 폐 산업시설 문화재생 공모사업에 문을 두드린 것이다.
3년 여에 걸쳐 잠사공장은 새 옷을 입었다. 2017년 10월 마침내 누에고치는 잠에서 깨어난다. 잠사공장의 누에고치 건조실, 창고, 사무실, 기숙사 등은 소극장, 전시실, 공연장, 음악연습실, 영상제작소, 공예창작소로 탈바꿈을 했다. '문화도시 나주'라는 이름에 걸맞은 문화플랫폼이 탄생한 것이다.
문화예술 창제작 주체들은 시민들
공모를 통해 정해진 센터명은 '나빌레라'다. 조지훈의 '승무'에서 얻어온 이름인데, 누에고치가 나비가 되어 완전한 모습으로 날아오르듯 잠들어 있던 잠사공장이 시민들의 문화놀이터로 날갯짓을 한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그동안 나빌레라문화센터에서는 중국 현대화가 3인과 한국 현대화가 3인이 참여한 '한중 대표작가 교류전', 옛 나주향교와 금성관 모습을 비롯해 나주잠사의 이모저모를 담은 사진 140여 점이 전시된 '기억과 기록' 전. 바느질쟁이라 불리는 윤광석 작가의 특별전시회 '선으로 선으로', 3.1운동 100주년 및 학생독립운동 90주년을 기념해 지역 출신 독립운동가의 발자취를 재조명한 '나주, 독립의얼', 전시회 등이 나빌레라센터에서 열렸다. 시민들이 참여하는 평상프로젝트를 통해 마을문화기획가들이 역량을 쌓았고, 그 결과물로 오감장터를 개최했다. 시민 문화기획자들이 함께 모여 마을관광상품을 만들고, 마을연극단의 발전을 도모했다. 나빌레라문화센터의 문화예술 창제작 주체들은 바로 시민들이었다.

잠들어 있던 잠사공장이 시민들의 미드 문화놀이터로 날갯짓을 시작했다. 시민들이 참여하는 평상프로젝트를 통해 마을문화기획가들이 역량을 쌓았고 오감장터를 개최했다.

원도심과 혁신도시를 결합시키는 문화거점
“나빌레라문화센터는 나주 시민들의 문화·예술 놀이터이면서 스마트 생태 문화도시를 구현하는 거점이 돼야 합니다. 원도심의 유구한 전통과 문화를 미래 성장 동력인 혁신도시와 결합시키는 문화의 거점으로서 역할을 하겠다는 것입니다." 나빌레라센터의 총감독 역할을 맡고 있는 김경주 나주문화도시조성지원센터장은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나빌레라문화센터가 문화플랫폼이자 미래와 전통을 잇는 고리가 되게 하겠다는 것이다.

2019 나발레라문화센터의 더 큰 날갯짓
장소, 사람, 예술을 엮는 문화 베틀(Culture Loom)
올해 상·하반기 나빌레라문화센터는 장소, 사람, 예술을 엮는 문화 베틀(Culture loom) 사업을 추진한다.
문화농부 양성사업, 시민 제안 공모사업, 문화치유 프로젝트와 더불어 평상포럼 프로젝트, 문예아카데미, 시민미술학교, 수공예체험 교실, 문화놀이터 등 다양한 프로젝트로 시민과 함께 한다. 특히 동아리 프로젝트에 무게를 실을 예정이다. 원도심은 물론 혁신도시 빛가람동까지 아울러 20개 읍면동을 권역별로 구분, 각 동의 아마추어 동아리가 참여해 공동체를 활성화시키는 프로그램이다. 또 하나 로컬 콘텐츠를 담은 매거진 '나나, 나와 나주가 만나는 시간'을 새롭게 선보인다.

글 기수희 / 사진 최성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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